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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동유럽] 13. 여행을 돌아보면서 - 맺음말

여행/동유럽 in 2019

by mizu-umi 2021. 3. 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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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시나브로바람따라 ▼

00. 프롤로그 - 첫 유럽 여행을 준비하면서

01. 중국 북경 난뤄구샹 南锣鼓巷

02. 독일의 정상 - 추크슈피체 Zugspitze

03. 모차르트의 도시 - 잘츠부르크 Salzburg

04. 동화나라의 성 - 퓌센 Füssen

05. 전공산책 - 피나코텍 Pinakothek

06. 다시 한번 찾은 - 잘츠부르크 Salzburg

07. 버스 여행과 - 프라하 (Prague)

08. 프라하의 매력 - 팁 투어 (Tip Tour)

09. 프라하에서 빈으로 - 나홀로 여행 (1)

10. 빈에서 다시 뮌헨으로 - 나홀로 여행 (2)

11. 뮌헨에서의 마지막 날 - 뮌헨

12. 상해 경유와 다시 - 일본으로 Back to Japan


 

유럽 여행을 다녀온 지 어느새 2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가기 전도 가는 순간도 갔다 온 후에도 '인생에 이런 순간이 있었나' 란 생각이 들 만큼 꿈 같은 시간이었다. 여행기를 쓰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여행을 다니는 와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작한 글을 끝맺는 것에 1년, 다듬는데 2년이 걸렸다.

 

게으른 성격 탓도 있지만, 글에 맞는 사진을 선정하는 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고 쓰다 보니 잊고 있던 다른 일들이 떠올라 재편집하기를 반복한 것도 마무리를 미루게 된 원인 중 하나였다. 블로그에 글을 꾸준히 써서 자신의 여행기를 남기는 사람들이 얼마나 부지런한 것인지, 책을 만드는 과정이 얼마나 쉽지 않은지를 새삼 깨달았다.

 

 

컬렉션처럼 모은 것들
좌: Rewe / 우: DM과 아포테케

 


유럽 여행을 통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똑같다'였다. 유럽에 들르기 전에 갔던 북경에서도 들리는 언어만 다를 뿐 사람들은 지하철을 타고 핸드폰을 쓰고 밥을 먹고 일을 했다. 유럽의 사람들도 주변 환경만 조금 다를 뿐 각자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큰 여흥이 있거나 감동이 남았다거나 할 수는 없지만 다른 생활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것은 어떤 기분인지 유럽이란 곳은 어떤 곳인지에 대한 기초적인(?) 학습은 할 수 있었다.

 

두 번째로 짝꿍과의 관계에 대한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장거리 연애를 시작한 지 4개월 만에 일본보다 더 멀리 있는 유럽을 다녀오면서, 8시간이라는 시차로 인해 연락을 주고받기가 쉽지 않아 그 남은 시간은 짝꿍에게 하고 싶은 말을 편지로 남겼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세계 어느 곳을 가든 인터넷만 있다면 연락이 가능한 시대가 도래했지만, 한국과 유럽의 시차는 생각보다 큰 장벽이었다. 문자로 남기는 것보다 편지로 남기는 것이 개인적으로 훨씬 낭만적이기도 했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더 잘 전달할 수 있었다. 유럽을 다녀와서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을 방문하면서 짝꿍에게 편지를 전해주었다. 지금도 잘 만나고 있는 것 보면… 마음이 잘 전달된 것 같다(고 믿고 싶다). 

마지막으로 훗날 인생을 되돌아볼 때 추억할 일이 하나 더 늘었다. 여러 가지 파란만장한 경험들이 있지만, 그 못지않게 여유롭지는 않지만, 행복한 경험을 하나 더 내 기억 속에 추가시킬 수 있었다. 내가 지금까지 다녀온 나라를 생각할 때 가끔 뇌가 착각하는지 일본과 필리핀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 그러다가도 아, 유럽도 다녀왔지! 하면서 다시금 그때를 추억한다. 

안타까운 것은,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특히 유럽이 코로나 19 사태로 뒤집어진 상황에서 이 여행기를 마무리 짓는다는 점이다. 어쩌다 보니 나도 일본에 돌아가기가 어려워져서 한국에 남았다 보니 시간 여유가 많아서 미루고 미루던 이 여행기를 끝내는 상황에 이르렀다. 


좋은 추억을 안고 돌아온 여행이지만 팬데믹같은 비상사태가 터졌을 때는 보호받기 어렵다는 걸 뜬 눈으로 지켜보고 있는 지금, 여행을 처음 가기로 마음먹었을 때와 그 이후만큼의 유럽에 대한 애정은 식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가졌던 경험들은 충분히 값진 것들이라 다시 가고 싶지 않다거나 싫어지지는 않았다. 이런 국제적 위기 상황이 잠잠해지고 다시 기회가 된다면 꼭 유럽을 재방문하고 싶다.  

그리고 그때는 혼자가 아니라, 둘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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