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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동유럽] 05. 전공산책 - 피나코텍 Pinakothek

여행/동유럽 in 2019

by mizu-umi 2021. 2. 1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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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학에서 '미학예술학'을 전공하고 있다. 대학이 가고 싶었고 학교 수업 과정 중에 굉장히 맘에 드는 커리큘럼이 있어서 이곳을 가야겠다는 생각에 지원한 학과였는데, 사전에 알고 온 게 거의 없다보니 1학년 1학기 동안 내가 뭘 배우고 있는 건지 싶었다. 하지만 그런 방황과 망설임은 공부하면 할수록 미학과 예술학에 빠지기 시작하면서 끝이 났다. 관심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던 미술에 눈을 뜨면서 더 열심히 배웠고 지금은 대학원을 고민하고 있다. 

 


 

 

뮌헨에 도착하고나서 곧장 일정이 뮌헨을 돌아다니는 것이었으나 언니가 그 주의 날씨를 확인하다 금요일에 비가 올 예정이란 사실을 알고서 급하게 첫날부터 산을 타는 일정으로 바뀌었다. 예보대로 금요일의 뮌헨은 비가 내렸다. 전날 퓌센을 여유롭게 다녀온 덕분에 그 다음날은 긴장하고 어딜 가야하는 일정이 아니었고 아침에 늑장을 부릴 수 있었다.


가장 먼저 간 곳은 언니집 근처의 슈퍼마켓 Rewe(*)였다. 당시 내가 일하고 있던 드럭스토어 식구들과 한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줄 선물을 샀다. 독일은 초콜릿이 유명하단 이야기를 들어서 주로 초콜릿을 골랐는데 브랜드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고민이 많았다. 점장급 매니저들에게 선물할 초콜릿은 린트Lindt's로 결정한 반면 나머지 사람들에게 줄 초콜릿은 무난한 브랜드로 선택하려다보니 워낙 많은 종류 중에서 하나를 고르기가 어려웠다. 세 점포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알아서 먹으라고 한 세트씩 선물하는게 계획이었기 때문에 질보단 양이란 생각으로 종류도 다양하고 갯수도 많은 것을 선택했다. 이외에는 가족들에게 줄 선물과 내가 먹을 과자도 샀다. 

 

* Rewe - 독일의 수퍼마켓 체인

 

REWE에서 산 것들


사람들에게 줄 선물을 사면서 돈을 꽤 많이 썼다. 대략 80유로 정도였는데 현금은 부족하니 이때까지 모아둔 한화를 사용하기 위해 카드로 결제 했다. 뭐하러 그렇게 돈을 많이 썼냐는 핀잔을 들을 수도 있는 금액을 지불했지만 유럽을 언제 또 다시 가게 될지는 모를 일이니 선물에는 돈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슈퍼에서 장을 보고 꽤 무게가 나가는 짐들은 집에다 가져다 놓고 다시 나왔다.

 

 

뮌헨을 하루 종일 돌아다닐 수 있도록 원데이 티켓을 구매하고 피나코텍으로 향했다. 피나코텍에 간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미학예술학 전공이라 언니가 미술관은 어떻냐고 권했고 그렇게 가는 걸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왕 유럽에 왔으니 현지에서 즐기고 싶은 마음에 승낙했다. 사이드플라츠Schiedplatz까지 간 다음 트램을 타고 피나코텍 바로 앞에 내렸다. 이때 트램을 처음 탔다.

 

알트 피나코텍과 주변

 

가장 먼저 알트 피나코텍ALTE PINAKOTHEK에 들렀다. 알트는 독일의 오래된 회화를 중심으로 고전적인 작품들을 전시해놓는 미술관이었다. 우선 라커에 짐을 넣어두고 티켓을 사러 갔다. 모차르트 생가에서 국제학생증 아니면 할인이 안된다고 퇴짜를 맞은 터라 알트에서 티켓을 살때는 혹시 국제학생증이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었다. 다행히 직원이 우리 학교 학생증을 받아주었고 학생할인을 받았다. 티켓은 알트 피나코텍에서 현재 전시 중인 작품을 이용해서 만든 것 같았다. 초록색 손목 띠를 받아서 언니의 도움으로 팔에 두르고, 다 보고 나왔을 즘에 연락해서 만나기로 약속한 뒤 전시장으로 향했다.

 

초록색 띠와 티켓
투어가이드와 티켓


전시 이야기를 하면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최대한 요약해보겠다. 앞서 말하자면, 알트 피나코텍은 전시를 건물의 양 사이드에서 진행하고 있는데 나는 왼쪽 전시실만 들어가버려서 오른쪽 전시실에 있는 더 다양한 회화들을 보지 못했다.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다 보고 나왔을 건데 말이다.

 

Jan Brueghel the Elder - Large Fish Market

 

왼쪽의 그림의 생선 부분에 눈을 가져가면

오른쪽처럼 세세한 묘사를 볼 수 있다.

 

Jan Brueghel the Elder - Large Fish Market

 

들어가자마자 전시되어있던 그림은 그 유명한 얀 브뤼겔 형제의 작품들이었다. 서양미술사 수업을 1학년 1학기에 듣지 않았고 2학기에 들었던 수업은 딴짓하느라 바빴어서(…) 서양미술의 계보에 대한 지식은 매우 얕다보니 이게 왜 고딕이고 르네상스인지까지는 확실한 구분이 어려웠다. 그의 작품에서 눈에 들어왔던 것은 손톱보다 작은 물체나 사람을 굉장히 세세하게 그린다는 점이었다. 너무 신기해서 사진으로 찍어 남겼다. 그리고 색감이나 그림 소재나 친근감 있는 것들이 많아서 좋았다. 인정받고 사랑받는 작가들은 역시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신이라고 하는 절대적인 존재에 반항하는 인간들이 나타나기 이전의 그림들이다보니 대부분이 종교화였다. 초상화는 드물게 본 것 같다. 예수의 고난이나 성인들의 고난, 성서의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작은 크기의 사진으로만 보다가 실물 크기를 바로 앞에서 접하니 어떻게 이런 그림을 한 사람이 그려낼 수 있었는지, 오랜 과거의 사람들은 정말 대단한 인내심을 가진 노력가가 아니었나 싶었다.

 

로코코의 가장 유명한 그림

 

1층의 그림들을 보고서 2층의 어퍼 갤러리로 이동하니 이번에는 르네상스에서 로코코까지의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유명한 종교화, 정물화, 인물화 등등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2시간 가량 비슷한 패턴의 그림을 계속 보다보니 심신이 피곤해졌다. 그나마 숨통이 트였던 곳은 바로크의 검은 그림들로, 녹색 벽지와 대비 되는 우중충한 작품들이 인상 깊었다.


알트 피나코텍에 전시된 작품들을 보면서, 나는 사람이 많이 나오거나 종교화, 화려한 그림은 취향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작품은 풍경화, 정물화 혹은 풍속화였다. 미술도 좋아해보려고 노력은 하지만 쉽지 않았다.

 

* 하지만 2학년+3학년 반학기를 거친 지금, 나는 12~17세기 미술과 사랑에 빠져버렸다...^.ㅜ

 


전시를 다 봤으니 예정대로 언니를 만나러 가려고 했지만 갑자기 아이스커피 한잔이 마시고 싶어졌다. 언니가 우리(한국인)이 원하는 아이스커피는 스타벅스에 밖에 없다고 이야기해줬기 때문에 근처에 스타벅스가 없는지 찾아보다가, 바로 옆에 모던 피나코텍MODERNE PINAKOTHEK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뮌헨에 처음 도착한 날, 함께 축슈피체에 다녀온 R이 피나코텍에는 모던도 있다고 말한 것이 어렴풋이 생각났다. 두시간 동안 그림만 본지라 배가 고팠고, 모던 피나코텍에 들어가 한켠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 한잔에 애플 파이를 먹었다. 먹는 동안 옆에 앉은 아저씨가 계속 노래를 흥얼흥얼 거리고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 피나코텍 직원이었다.

 

모던 피나코텍
Rundgang = Tour 같은 의미다.

 

모던 피나코텍은 알트와 대조적으로 건물부터 시작해서 딱딱한 느낌이 들었다. 한눈에 봐도 현대적인 것들을 전시해두었다고 광고하는 느낌이었다. 알트에서처럼 모던에서 티켓을 살 때도 일반 학생증으로 할인을 받았다. 알트는 전시중인 작품으로 티켓을 만들었다면 모던은 건물 내부에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원형 로비로 티켓을 꾸몄다. 거기에 알트는 녹색 띠였다면 모던은 파란색 띠였다. 

 

근대역사 속 디자인 전시

 

티켓을 구매하고 지하1층으로 내려가서 가장 먼저 디자인 전시를 보았다. 유명한 자동차 회사들의 과거 제품들도 전시되어 있었다. 디자인 전시는 디자인에 여러가지 이름을 붙여서 파트 별로 나누어 전시되어 있었는데 개중에 기억에 남는 건 딱히 없는 것 같다. 현대의 우리에게는 너무 당연한 것들(생활가전, 가구 등)이 전시되어 있다보니 이런 것도 전시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처음부터 존재하던 것들은 아니었을 것이다. ‘누가’ ‘그것’의 ‘처음‘인가는 상당히 중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납득했다. 

 

디자인 전시를 보고서 1층으로 다시 올라가니 내 복장을 본 직원이 가방 등은 라커에 맡기고 오라 했다. 생각해보면, 이때 너무 주렁주렁 매달고 전시장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건너편의 지하로 가는 계단을 통해 가드로브 쪽으로 내려갔다. 적당한 곳에 가방과 옷 등을 넣고 2유로를 넣은 뒤 문을 잠그려고 하니까 뭐가 문제인지 안 잠겼다. 가드로브를 지키고 있는 사람에게 가서 이게 안된다고 말하니 계속 독일어로 말해서 난감했다.

 

혼자 골머리 썩히며 로커 앞에 서 있는데 갑자기 옆 자리에 선 한 여자분이 일본인이냐고 '일본어로' 물었다. 뭐라고 답해야하나 고민하다가 일본인은 아닌데 일본어는 말하네요 라고 나도 '일본어로' 답했다. 딱히 놀라는 표정 없이 이거 2유로 넣으면 되는 거냐고 묻길래 그러면 된다고 알려줬다. 계속 안되는 것을 끙끙대다가, 결국 짐을 다 꺼내서 1층 인포메이션에 갔다. 홀로 앉아 있는 인포메이션 직원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지금 당장은 본인만 인포에 있는 상태라 조금만 기다려 달라 했다.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묻길래 한국에서 왔다고 답했다. 언니가 나한테 독일 사람들은 그렇게 친절하지 않다고 했는데 이 사람을 통해서 크게 느낀 것 같다. 도움은 받았으나 친절하지는 않았다.

 

키키스미스의 빨간모자


2유로를 돌려 받고서 다른 칸에 짐을 넣은 후 1층 전시실을 돌기 시작했다. 첫째로는 독일의 건물에 대한 전시를 봤고 이어서 키키 스미스Kiki Smith라는 한 여성 예술가의 작품을 봤다. 건축에는 크게 관심이 없지만 조형을 좋아하는 편이라 건축 설계 당시 만들었던 모형들을 구경했다. 웅장하거나 뭉툭한 것들은 사이즈가 작아지면 참 귀엽고 앙증맞아진다.  


대부분의 전시는 ‘나는 모던 아티스트다’라고 소리지르는 것 같은 사진이나 그림들이 있었다. 알트에서 15~18세기 사이의 작품들을 보고 와서 20~21세기 작품들을 보니 그 차이가 더 크게 느껴졌다. 키키의 작품 중 까마귀를 그린 것들과 사람의 뇌부터 내장까지의 역할을 연작으로 그린 그림 세트가 인상에 남았다. 로커랑 씨름하며 시간을 낭비한 후라 키키 스미스의 작품은 자세히 보지 않고 2층으로 올라갔다. 계단 쪽에는 두개의 설치 미술이 있었다. 하나는 굉장히 화려했고 다른 하나는 동상이어서 상대적으로 초라해보였다. 

 

1층의 전시가 디자인과 키키 스미스, 건축에 대한 것이었다면 2층은 1945년 이후의 모던아트가 주를 이루었다. 여러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가장 강렬한 인상으로 남은 곳은 낙서같은 그림이 즐비한 전시장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을 ‘모던 아트는 대체 왜 이럼?’이라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곳이었다. 작가(*)의 색감은 맘에 들었지만 바비 인형의 목을 따거나 페인트 범벅에 하체만 쑤셔서 넣어두거나 하는 행위를 쉽게 예술이라 부를 수 있는 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 방에 오래 있고 싶지 않아서 자세하게 보지 않아 그 공간을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일까?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비평가들이 좋다고 하는 작품들은 그만한 이유가 늘 존재하고 있으니 말이다.

 

* 이 작가의 이름은 Jonathan Meese로 베를린을 거점으로 하는 작가이다.

 

'20세기의 끝'

 

설치미술 중에는 20세기의 끝이라는 이름의 돌전시도 있었다. 벽면에 쓰여져 있는 작품해설을 읽을 새가 없어서 액션캠 안에만 담아두었다. 한면이 정사각형에 가까운 가로가 긴 직육면체의 돌에 한 부분만 둥그렇게 파여져 있고 각 돌에는 숫자가 쓰여져 있어 예술이라 불리는 것들이 으레 그렇듯 그들만의 규칙을 가진 것 처럼 전시되어 있었다. 돌만 봤을 때는 이건 무슨 말을 하고 싶어서 만든 건지 바로 잡아낼 수 없었지만 제목을 보고서 무언가 와닿는게 있었다. 예술을 예술로 만드는 중요한 요소로 제목이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내 취향의 추상화들

 

이후로는 전시실 밖에 전시된 큰 그림이나 동상들을 둘러보기도 하고 다른 전시실에 있는 그림 작품들을 보았다. 개중 가장 맘에 들었던 작품들은 검정색이 전경색이나 배경색을 주로 이루는 것들이었다. 사진으로 남겨놓은 맘에 드는 작품들만 봐도 이게 내 취향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그런 작품들만 눈에 들어왔다. 칼라 팔레트 같은 그림도 매우 좋았다. 

 

초현실주의 대가의 그림들

 

전시실을 액션캠으로 하나하나 찍어 나가면서 모던아트의 역사를 훑다가, 한때 내가 관심을 가졌던 포비즘(fauvism)과 슈레알리즘(surrealism)전시실이 나왔다. 포비즘의 대표 주자인 마티스의 그림과 슈레알리즘의 양대산맥이라고 봐도 좋을 달리와 마그리트의 그림이 전시되어 있었다. 도록의 사진으로만 접했던 그림들을 실제로 봤다는 사실이 기분 좋았다. 특히, 1학년 가을 학기에 들었던 서양미술사2의 기말 레포트 주제로 삼았던 달리가 그린 한 작품을 보면서 나 나름의 설명을 집어넣어 짝꿍에게 보내줄 영상을 찍었다(*).

 

* 물론, 슈레알리즘을 수박 겉핥기 정도로 아는데다 불어도 잘 못하다보니(La Mare를 바다를 의미하는 Mer라고 생각했다) 내용은 엉망진창이었다.

 

모던 피나코텍에서의 예술 산책을 마무리 짓고 기념품 샵을 둘러보았다. 모던 아트 전시장 답게 기념품도 모던했다. 로커에서 짐을 가지고 나와서 언니에게 연락했다. 마침 오는 길이라고, 트램을 타고 같이 칼스플라츠Karlsplatz에 가기로 했다. 피나코텍 바깥에는 다시금 비가 내리고 있었고 조금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우산과 함께 버텨가며 트램정류장을 찾았다. 

 


유럽은 건물들 모양새 탓인지 비가 오니 더 운치가 있어 보였다. 우울한 예술가들을 예술적 우울함에 가둬버릴 수 있을 것만 같이.

 

칼스플라츠의 작아진 DM드럭스토어

 

언니가 타고 있는 트램이 피나코텍 정류소에 도착했고 합승해서 칼스플라츠로 향했다. 칼스플라츠에 도착해서는 린트 초콜릿 샵에 들러서 짝꿍에게 줄 초콜릿을 샀다. 가급적이면 다 맛보게 해주고 싶어서 눈에 보이는 봉지 초콜릿을 맛 별로 두개씩 넣어 담았다. 그 다음에는 그 근처의 DM드럭스토어를 가려고 했는데 문제는 도착하고 나니 그곳의 규모가 언니가 알던 상태가 아니었다. 한번 공사에 들어간 적이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축소시켰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DM이 너무 작아진 탓에 하는 수 없이 언니와 마리엔플라츠Marienplatz로 가기로 했다. 마리엔플라츠로 가는 전철을 타러 가는 길에 아포테케(Apotheke, 약국)에 들러서 언니가 나에게 추천해준 오토몰 면역약과 꼬델리 화장품을 둘러봤다. 오토몰 면역약은 떠나기 전에 꼭 사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좌: 구시청 / 우: 신시청


마리엔플라츠는 뮌헨에서 갈 수 있는 얼마 안되는 곳 중 하나라고 들었다. 지하철에서 내려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올라가니 바로 눈 앞에 고풍의 교회스러운 예쁜 건물이 있었다. 처음에는 교회인가 싶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구시청사였다. 그 반대편에는 뮌헨의 신시청사가 있었다. 교회스러운 건물도 참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신시청사를 보니 그런 생각은 쏙 들어갔다. 철저한 고딕양식으로 지어진 건물로 조명 아래 웅장한 기괴함을 뽐내며 한 자리 차지하고 있었다.


신시청사 광장을 잠시 구경하다가 마리엔플라츠의 DM을 찾아나섰다. 칼스플라츠에서 간 곳보다 규모가 컸고 문득 내가 일하고 있는 드럭스토어도 생각났다. 언니의 추천을 받으며 선물을 골랐다. 무언가를 확정하고 고르는 것을 많이 어려워하는 편이다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주로 고른 것은 짝꿍과 가족에게 줄 선물이었다. 독일에서는 차가 유명하다고 해서 신경안정차와 면역차 등을 주로 샀다. 

 

 

DM에서의 쇼핑이 끝나고 저녁을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언니가 아는 중식집이 있어서 그곳으로 정했다. 사천식 요리를 하는 곳으로 생각보다 독일 사람들이 많았다. 짧은 중국어로 탄탄면과 언니가 추천한 음식, 그리고 맥주를 시켰다. 

저녁을 먹으며 그날 하루 있었던 일들과 짝꿍에 대해 이야기 했다. 독일에서 대학원을 다녀볼까 고민하고 있는 상황에 짝꿍만 괜찮으면 독일로 함께 데리고 오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언니의 ‘너만 믿고 오는 것'이니까 더 신중하게 생각해보라는 충고에 정신을 차렸다. 당장은 유학을 다른 곳으로 가겠네 하는 생각보다 함께 하는 사람과의 현재를 더 고민하기로 결론이 내려졌다. 5년만에 만나서 내가 주로 하는 말이라고는 짝꿍 이야기 뿐임에도 다 들어주는 언니가 고마울 따름이었다. 

뮌헨을 또 가게 된다면 알트와 모던 두 곳 다 다시 가고 싶다. 그때 즘이면 새로운 전시가 진행되고 있을 것이고 이전에 봤던 것들을 다르게 볼 수 있는  눈이 키워져 있겠지. 그리고 이날 밤에 갔었던 사천 요리점도 갈것이다.

 


1. 독일 탐방 차 간 것이지만 결국 내 마음은 프랑스로 굳어가는 중이다.

2. 다녀오고 1년 반 이상 지나고 나니 부끄러운 표현이 매우 많아 이 글을 처음 썼을 때보다 굉장히 많이 수정했다.

 

알트에서 하던 전시 리스트:

Florence and Its Painters

 

FLORENCE AND ITS PAINTERS: FROM GIOTTO TO LEONARDO DA VINCI | DIE PINAKOTHEKEN

FLORENCE AND ITS PAINTERS: FROM GIOTTO TO LEONARDO DA VINCI

www.pinakothek.de

Stories in Pictures

 

Stories in pictures. EDWARD VON STEINLE AND LEOPOLD BODE | DIE PINAKOTHEKEN

Stories in pictures. EDWARD VON STEINLE AND LEOPOLD BODE

www.pinakothek.de


모던에서 하던 전시 리스트:

Meese's Odyssey 

 

MEESE’S ODYSSEY | DIE PINAKOTHEKEN

 

www.pinakothek.de

Touch. Prints by Kiki Smith

 

TOUCH. PRINTS BY KIKI SMITH | DIE PINAKOTHEKEN

TOUCH. PRINTS BY KIKI SMITH

www.pinakothek.de

Die Neue Heimat (1950~1982)

 

DIE NEUE HEIMAT (1950-1982). A Public Housing Corporation and Its Buildings | DIE PINAKOTHEKEN

DIE NEUE HEIMAT (1950-1982). A Public Housing Corporation and Its Buildings

www.pinakothek.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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