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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그래니즈 in 오사카 ② 교토 / 윤동주&정지용 시비 / 은각사

여행/일본여행

by mizu-umi 2023. 10. 17.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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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니즈 in 오사카

 
둘째날은 두분을 모시고 학교를 방문하는 겸 교토를 구경하기로 했다. 집에서 출발해서 10시 즘에 숙소 1층에 있는 로비에서 엄마와 할머니를 만났다.

 

 

간단한 아침을 먹고 출발하기 전에 찰칵. 엄마나 할머니나 멋진 선글라스를 쓰고 계시는데 가려서 올려야 하는게 아쉽다 하하.

 

 

8월의 우메다 32번가 근처에서 찰칵. 이때는 그냥 찍은 건데(ㅋㅋㅋ) 지금 와서 다시 보니 할머니가 입고 계신 옷과 어울리는 배경이다. 유독 더 맘에 드는 건 배경에 쓰여있는 문구가 "춤추다! 자유! 즐기다! 이유따위 필요 없다. 지금 느끼는 대로 패션을 즐기자!"인 점☺️

 

 

우메다역으로 가는 길에 만난 죠죠 새로운 시리즈 광고. 판화 스타일에 만화경 및 팝아트 느낌으로 디자인한 것 같은데 죠죠 시리즈와 매우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 죠죠 본 적 없는 사람).

 

 
 한큐 오사카 우메다역에서 교토본선(1번 플랫폼)을 타고 가라스마로 출발.

 


 

학교에는 무사히 도착했다. 늘 가는 길이니, 헤맬 일도 없었다. 문제는, 학교가 방학 시즌에 들어가면서 문을 닫으면서 시작됐다.

 

 

문학부 건물 안에 들어갔다가 문을 잘못 나가는 바람에 건물 안에 갇혀버렸기 때문이다(...). 방학 중에는 학교를 간 적이 없었던 지라 주말에는 건물이 잠긴다는 걸 몰랐기에 벌어진 일이었다...하하. 이때 우리처럼 건물에 갇힌 친구가 한 명 있었는데, 이야기를 하다보니 대학 면접을 보러온 고3이었다. 덩치가 내 세배 정도 되는 친구였는데 (키도 180이 넘는 듯) 고3이란 말을 들으니 걱정이 되었다. 이런 저런 말도 걸어보면서 같이 있다가 학교 선생님이 아이를 찾으러 온 덕분에 함께 빠져나갔다.

 

그리고 알게 된 사실... 실은, 빠져나갈 길이 언제고 있었다(...). 알고 보니 그냥 우리가 나온 곳에서 우회전을 하면 뚫린 길인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빠져 나와서 걸어가는 모습이 위의 사진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점심을 먹기 전에 우선 윤동주 시인과 정지용 시인의 시비에 들리기로 했다.

 

시비가 있는 곳으로 가는 길
좌: 윤동주 / 우: 정지용

 

우리 학교에는 윤동주 시인과 정지용 시인의 시비가 있다. 일제 강점기 때 두 시인이 영문학을 공부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윤동주 시인의 경우 릿쿄대학에서 추천을 받아 이 곳으로 오게 되었는데, 여기서 공부하던 중에 끌려가서 영영 돌아올 수 없게 되었다. 시비에는 윤동주 시인의 "서시" 원본과 일본어 번역이 적혀 있다. 정지용 시인은 무사히 졸업하고 귀국했는데, 시비에는 재학시절에 썼던 가모가와(*鴨川)가 적혀 있다.

 

* 가모가와: 교토 시내를 흐르는 강으로 학교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나온다. 벚꽃 시즌에 꽃구경 온 사람으로 붐비는 곳.

** 시는 아래 링크에서 읽을 수 있다

 

향수/가모가와 - 위키문헌, 우리 모두의 도서관

가모가와 십릿벌에 해는 저물어... 저물어... 날이 날마다 님 보내기 목이 자졌다... 여울 물소리... 찬 모래알 쥐여 짜는 찬 사람의 마음, 쥐여 짜라. 바시여라. 시원치도 않어라. 역구풀 우거진 보

ko.m.wikisource.org

 

아막 드 파르디스의 점심

 

이날 점심은 학교 건물 중 하나에 있는 아막이라는 양식당에서 먹었다. 자주 이용하는 건물 안에 있는 식당이 아니다보니 재학 중에도 여기서 먹은 경험이 손에 꼽는데, 학교 근처에 연 식당 중에 어른들을 모시고 갈만한 곳이 아막 밖에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는 어르신들 드실 음료를 사드리고 나는 잠시 E교수님을 뵈러 갔다. 교토에 오면 차 한잔 하자셔서 연구실에 방문한 것인데, 이 날 일이 있으셔서 만나자고 하신 줄 알았더니 나를 만나려고 15분을 걸어서 학교에 오신 거였다; 교수님과는 현재 연구중이신 분야에 대해서 내 의견과 지식을 공유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어른들이 기다리고 계셔서 더 긴 이야기는 하지 못했지만 즐거운 시간이었다 ☺️

 


 

 

어른들과 합류하고 나서는 다음 행선지를 정했다. 이대로 숙소로 갈지 어딘가를 돌아다닐지 얘기하다가 엄마가 "은각사에 가보자"고 해서 은각사로 출발했다.

 

 

이동 수단은 버스를 이용했다. 이때 어딘가를 많이 갈 것 같지 않아서 교통카드(ICOCA)를 구매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차라리 간사이 주유패스를 구매할 걸 싶었다ㅠㅠ

 

은각사길

 

그렇게 도착한 은각사!

 

 

학교에서 출발한 버스는 은각사로 바로 갈 수 있는 길에 멈추지 않았기 때문에 하차하고 나서도 10분 정도 걸어야 했다. 8월의 마지막 주간이라 어마무시한 햇빛 아래 두 어르신을 모시게 되니, 이대로 은각사를 가지 말고 돌아갈까 싶었다;;

 

그래도 꿋꿋이 걸어 가시는 할머니
은각사로 향하는 길

 

땀을 뻘뻘 흘리며 한참을 걸어서 은각사 입구 근처에 도착했다. 엄마도 할머니도 지쳐 계셨지만 막상 도착하고 나니 즐거워 보이셨다. 입장권을 구매한 다음 안내된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금각사가 금빛으로 반짝이는 절이라서 금각사라 불린다면 은각사는 실제로 은빛으로 반짝이지는 않으나 이끼와 수풀, 상록수로 가득한 정원으로 푸른 빛을 내는 곳이다. 은각사의 다른 이름은 자조사인데 금각사와 대조하여 은각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고 한다.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의 링크를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교토여행 - 은각사(긴카쿠지)를 제대로 알고보면 새로운 은각사의 모습이..! 세계유산으로 지정

은각사(銀閣寺, 긴카쿠지)는, 정연하게 모양을 낸 흰 모래나 파릇파릇한 이끼가 조화를 이룬 정원과, 선사의 조용한 분위기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이 볼거리입니다. 동백이나 철쭉 등의 꽃들과

livejapan.com

 

* 아래부터는 은각사에서 찍은 사진 모음이다.

 

 

* 향월대向月台: 한자 그대로 달을 향하고 있는 대라는 뜻인데, 정확하게 언제 무얼 위해 만들어졌는지는 모른다고 한다. 아마 달을 관측하거나 달빛을 반사하는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설만 있다고.

 

 

산을 타고 올라가면 다른 정원도 있는데 할머니가 많이 힘들어하셔서 중간까지만 가고 내려왔다. 푸른 색의 계절인만큼 은각사 정원이 빛을 발하는 시기였으나 날씨가 너무 더운게 흠이었다. 나중에 엄마한테 여쭤보니 더 보고 싶어도 할머니가 힘들어하시는 게 보여서 숙소로 돌아가야할 것 같았다고 하셨다. 졸업 전에 모시려고 하다보니 더운 계절에 교토를 돌아다니게 한 게 참 죄송했다;ㅅ;

 

 

그렇게 은각사를 나와서 하산하는 길. 수분도 당도 많이 떨어져서 이동하기 전에 근처에 있는 카페에 앉아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아무래도 관광지에 있는 카페라 음료를 비롯해 다른 메뉴도 눈이 튀어나올만큼 비쌌지만@@ 몸을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버스를 기다리며, 하늘이 참 예뻐서 찍어 본 사진. 섬나라 안의 분지라서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추운 교토는 대신 아름다운 자연과 풍부한 문화를 가지게 되었다. 교토에 있는 대학을 다니면서도 교토를 느껴보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중에 조금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고 싶어졌다.

 


 

 

우메다에 돌아오고 나서는 가족들에게 선물할 것들을 사기 위해 루쿠아에 있는 로프트로 향했다. 할머니와 엄마는 양산을 구매했고 나는 조카들에게 줄 학용품을 찾으러 돌아다녔다.

 

 

이날 밤은 저녁을 같이 먹지 않고 우선 숙소로 향했다. 할머니를 숙소에 모셔다 드리고 나서는 엄마가 찾는 조리 양말을 찾으러 다이소를 가보았는데 없었다ㅜㅜ 아쉬운 마음으로 숙소로 돌아와 내일 만날 약속을 하고 나는 집으로, 엄마는 숙소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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