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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죽여주는 여자 (2016)』

과거의 흔적/후기

by mizu-umi 2020. 3. 1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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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2

보고싶다고 생각하고 영화 예매까지 갈 뻔한 영화들 중에 보지 않은 작품들이 꽤 많다. 이 작품도 대표적인 영화로 상영 중일 때는 친한 동생과 '보러가자!'라는 말을 수차례 했었는데 결국 상영이 끝날 때까지 보지 못했다. 그런 이 영화를 보게 된 계기는 참 우습다. 내가 좋아하는 연극 배우님의 입으로부터 '이 영화에 나왔었다'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웃음). 덕후적성질은 어디 안 간달까? 처음에는 배우님 나온 부분만 확인하려고 그 부분만 보고 껐는데 얼마 전에 진지하게 이 영화를 보고 싶단 생각이 들어 다시 한번 틀었다.

 

무슨 영향 때문인지 모르지만 나는 어려서부터 노인들을 참 좋아했다. 노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 삶을 보는 게 좋았다. 그 마음은 여전하여, 길가에서 마주치는 어딘가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듯한 노인들의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팠다. 폐지를 줍고 구걸을 하고, 노력해보아도 나아지지 않는 생활을 영위하는 모습들. 안타깝지만 어떻게 도와줄 수 없는 현실이 괴롭기도 했다. 내가 돈이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노인들의 삶을 그린 영화는 많지 않다. 특히 이 영화처럼 소외된 노인들의 삶을 그린 영화는 더더욱. 소자고령화 되어가는 세상에서, 점점 더 설 곳이 사라져가는 노인들, 그리고 그 사이에서 더더욱 설 자리가 없는 여성의 몸을 갖고 태어난 노인들의 이야기. 남성이 중심이 되어 있는 세상에서 그네들을 살게 하는 선택의 폭은 너무 좁았다. 폐지를 줍거나 아니면 박카스할머니가 되는 것. 주인공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그 삶은 극단적인 듯 하면서도 현실적이었다. 사람에 따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라는 말은 변명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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