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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블루 자이언트(BLUE GIANT)』극장판

감상/영화

by mizu-umi 2023. 5. 1.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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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2023년 10월 개봉 확정이라는 소식 들었습니다! 계절과 참 잘 어울리는 영화란 생각이 드네요. 얼른 10월이 와서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

 

‘블루 자이언트’, 런칭 포스터-예고편 공개 “이것이 재즈다” - 싱글리스트

‘블루 자이언트’가 10월 개봉을 확정한 가운데, 런칭 포스터와 예고편을 공개하여 이목을 집중시킨다.‘블루 자이언트’(수입/배급: 판씨네마㈜)는 세계 최고의 재즈 플레이어에 도전하는 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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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도쿄 여행을 계획하던 단계에서 블루 자이언트라는 이름을 처음 접했다.

 

인생에서 처음으로 일본을 여행하게 된 아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싶었다. 두 아이가 모두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니, 일본 영화관에서 극장판을 함께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작품을 물색하던 중에 블루 자이언트라는 애니메이션 영화가 개봉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때 코난, 아이카츠 20주년 극장판 등이 함께 리스트되었는데 앞서 언급한 작품들은 익히 들어봤다면 블루 자이언트는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작품이었다.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블루 자이언트는 내 기억에서 지워졌고 도쿄에서 지냈던 3박 4일 동안 영화를 보러가는 일은 없었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도쿄를 떠나기 하루 전날, 보호자의 신분에서 잠시 벗어나 브레이크 타임을 즐기러 요요기 공원에서 진행되는 모 피크닉에 참여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다시 한번 블루 자이언트의 이름을 들었다.

 

피크닉 자리에 동석했던 T상은 맥주를 마셔서 살짝 붉어진 얼굴로 자신이 지금까지 읽어온 블루 자이언트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그때만 해도 일본에 가서 극장판을 보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렇게 내 인생에 들어오더니, 나를 붙잡고 마구 뒤흔들고 있다...!

 


 

 

극장판은 블루 자이언트 코믹스 1부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인 미야모토 다이가 눈이 펑펑 내리는 강가에서 색소폰을 부는 장면부터 도쿄로 이사 가는 장면으로 스타트를 끊는다. 센다이로 떠나는 다이를 보며 여동생이 "오빠는 돌아오지 않을 거야"라고 말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각색

도쿄에 도착한 다이가 우연히 Take Two를 방문하고 그곳에서 소개받은 재즈바에서 유키노리를 만나면서 콤비를 결성한 다음, 소꿉친구인 타마다를 드러머로 영입하기까지의 과정이 매끄러워서 좋았다.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 없이 필요한 대사와 장면만으로 잘 압축했다. 각 인물이 성장하는 모습도 좋은 음악과 함께 보여주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도 모르는 새에 인물들이 만드는 청춘의 리듬을 함께 하고 있었다. 영화관에서 이렇게 몸을 흔들고 다리로 리듬을 탄 적이 있던가. 블루 자이언트를 보는 내내 그랬다. 대부분의 청춘 만화 클리셰가 다 들어가 있으면서도 자극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원작을 잘 몰라도 이해하기에는 충분한 각색이었다.

 

음악

음악 영화인 것을 전면으로 내세워도 잘 활용하지 못하는 영화들이 있는 반면, 블루 자이언트는 적재적소에 넣어 이야기를 이끌고 간다. 재즈를 모르던 사람도 세 사람의 첫 라이브를 보러 갔던 코 빨간 아저씨처럼 재즈를 좋아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그런 영화였다. 요새 나는 일하면서 재즈를 듣는다.

 

작화와 연출

원화 스토리보드가 보고 싶을 정도로 장면 하나하나의 구도가 좋았다. 아쉬운 건 3D 모델링인데, 단조로워 보이거나 어색한 장면들이 종종 보였다. 유키노리나 타마다에게 쓰인 모션은 다양해서 좋았던 반면 다이가 색소폰 연주하는 모션은 복붙가았다. 반면 로토스코프는 굉장히 잘 활용했다. 특히 타마다가 솔로 드럼을 치는 부분이 정말 멋졌다. 후반부에 그토록 염원하던 소블루에서 다 같이 연주하는 모습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좋았다. 연주 장면에서 보여준 연출처럼 음악이라는 블랙홀(가르강튀아)에 내가 갇혀버린 것 같다.

 

하나 더 아쉬운 점은, 종종 보이는 작붕이다. 잘 만든 편이긴 하지만 극장판인데 이렇게까지 작화가 뭉개져 있어도 되나 싶을 정도...? 하필이면 직전에 본 게 슬램덩크고 그 이전에 본 게 주술회전이라 더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슬덩은 3d 모델링만 한 게 아니라 로토스코프로 다 뒤덮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의 작화였으니. 애니메이터들이 연주하는 장면에만 영혼을 갈아 넣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영화를 보면서 1월 중순, 처음 만난 나를 보며 블루 자이언트에서의 감동을 뜨겁게 이야기하던 지인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분이 만화를 읽으면서 느꼈던 열정을 몸소 체험하면서, 다이처럼 푸르게 타오르고 싶어졌다. 그만큼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였다.

 

음악을 자주 듣는 건 아니지만 듣는다면 다양하게 듣는 걸 좋아하고 역사를 아는 건 더 좋아한다. 재즈의 역사는 벌거벗은 세계사(티빙 최애프로그램)에서 접했는데 그 역사를 알고 보니 더 즐길 수 있었다. 블루 자이언트에서 다이가 말하듯, 재즈는 자유로우면서 격하고 뜨거운 음악이다. 이 뜨거움의 근원은, 오랜 억압으로부터 해방을 원했던 사람들의 음악이기 때문이리라.

 

재즈바라는 공간을 처음 갔던 게 프라하에서였는데 그때는 바에 앉아서 음악을 즐긴다는 행위가 낯설어서 우두커니 영상만 찍고 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 시간을 조금 더 즐길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OTT에 블루 자이언트가 올라온다면 떠오를 때마다 연주장면만 다시 틀어놓을 것 같다. 그만큼 뜨겁고 거대한 작품이었다. 국내에서도 얼른 개봉했으면 좋겠다.

 

OST 중 하나인 First Note
또 다른 OST 중 하나인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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