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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주술회전 0 (20220219, CGV 홍대)

감상/영화

by mizu-umi 2022. 2. 24.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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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다음영화

 

주술회전이라는 제목은 익히 들었지만 출판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은지 꽤 오래 되어서 크게 관심을 갖고 있진 않았다. 최근에 하이큐를 보기 시작하기 전까지 마지막으로 본 애니메이션이 (아마도) 진격의 거인 시즌1의 1,2화 정도이니 꽤 오랜 시간 일본 애니와 거리를 두고 있었다. 귀멸의 칼날 극장판이 국내에 개봉했을 때 남들이 아무리 재밌다고 해도 보지 않았던 나였기에 주술회전에 대해 잘 모르는 만큼 극장판도 볼 예정이 전혀 없었다.

 

그런 내가 주술회전을 보게 된 것은, 가르치고 있는 과외둥이 덕분이다. 과외둥이에게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내 조카(동갑내기)를 소개해주었는데 둘이서 주술회전을 보러가게 됐다며 나에게도 같이 보러가자고 권했다.

 

여태껏 극장에서 본 애니메이션 영화는 주로 디즈니나 픽사 등에서 만든 작품들이었다.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은 집에서 투니*스나 애*맥스 등을 통해서는 봤을지언정 극장에서 본 적은 한번도 없었다. 이번에 극장에서 본 주술회전 0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본 극장판 일본 애니메이션이다.

* 디즈니나 픽사를 제외하고 처음 본 극장판은 전태일 열사의 일생을 다룬 태일이다.

 

영화를 보기 전에 작은 문제가 있었는데(ㅠㅠ) 다행히 시작을 10분 정도 남기고 해결해서 무사히 관람할 수 있었다.

 


 

 

극장판은 주술회전의 본편이 아니라 프리퀄이라는 정보만 알고 봤다. 다행히 원작을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세계관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적절한 타이밍에 설명이 들어가서 내용을 이해하기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 세계관이 아주 독창적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요괴나 괴담의 나라인 일본에서 '저주'를 무기로 삼아 싸운다는 점은 흥미로웠다.

 

15세이상 관람가인만큼 심하게 잔인한 장면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종종 등장하는 저주들의 모습은 굉장히 징그러웠다. 잔인하거나 공포스러운 작품을 굳이 찾아보지 않는 사람이라 피가 나올법한 장면은 긴장한 상태로 봤다. 극장판이 이 정도인데 본편도 못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가장 인상 깊었던 건 OST였다. 특히, 옷코츠가 주술고전에 처음으로 등교하는 날의 모습에 사용된 음악이 취향을 저격했다. 작품이 끝나고 크레딧과 함께 흘러나오던 엔딩곡인 逆夢도 극에서 전달하고 싶은 메세지에 잘 어울리는 노래여서 맘에 들었다. 쿠키영상을 기다리면서 크레딧이 진행되는 동안 엔딩 노래를 찾아보니 무려 King Gnu가 불렀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이마를 딱 때렸다.

 

 

사전 정보를 알고 가야할 게 있을까 싶어서 찾아보던 중 액션씬이 좋다는 후기를 많이 봤는데 확실히 액션이 나오는 장면에 공을 많이 들인 티가 났다. 애니메이션만이 보여줄 수 있는 화려한 액션씬을 큰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다만,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우선, 영화 초반에 옷코츠를 괴롭히는 건달 캐릭터의 연기가 너무 거슬렸다. 아마 이건 유독 내가 '연기'라는 부분에 민감한 사람이라 더 거슬렸을지 모른다. 스쳐지나가는 양키 건달 캐릭터이니 충분히 우스꽝스럽게 연기할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굳이 심하게 혀를 꼬아가며 불량스러운 척을 해대서 맘에 들지 않았다. 이 부분에서 몰입도가 깨져버려서 너무 기대하면서 보지 말자고 생각했다.

 

영화 오프닝 장면에 쓰인 OST - Greatest Strength

 

두번째로, 오프닝 음악은 굉장히 맘에 들었던 반면 오프닝 장면의 연출이 아쉬웠다. 글에 함께 첨부한 음악을 들어보면 잔잔하다가 2분 즘 지나면 점점 음악이 다채로워지면서 임팩트가 생긴다. 음악은 이렇게 힘이 생기는데 영상에서는 옷코츠가 주술고전 기숙사에서 밥을 먹고 교복으로 갈아입은 다음 학교로 걸어가는 모습만 보여준다. 차라리 이 부분에서 옷코츠가 과거를 어떻게 지내왔는지에 대한 요약이나 주술회전의 상징적 요소들을 시리즈 애니메이션의 오프닝 테마처럼 만들어서 보여줬음 좋았을 것 같다. 

 

세번째로, 스토리의 전개방식이 너무 아쉬웠다. 주술회전 원작의 0권을 읽어보지 않은 터라 영화가 어떻게 각색되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인물이 왜 그렇게 됐는지, 왜 지금같은 상황이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 원작이 옷코츠라는 특급의 등장과 성장, 그리고 또 다른 특급인 스구루와 사토루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내용이라면 영화에서 그 두개를 적절하게 나눠서 전개해나갈 필요가 있었다.

 

프리퀄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게 본편에서 말하지 않은 부분들이고, 극장판이 타게팅한 관객층이 주술회전의 매니아들이라면… 그렇다면 충분히 괜찮은 스토리라인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든다. 아예 모르고 본 입장에서는 글쎄…싶다.

 

그리고 크레딧이 길었던 것에 비해 쿠키 영상이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고 짧게 끝나버려서 아쉽기도 했다^^; 이야기를 잘 알고 있는 아이들과 같이 본 것임에도 불구하고 애들도 어리둥절해 하는 상황이었다.

 


 

아쉬운 점이 생기기는 하지만 영화 자체는 즐겁게 봤다. 스토리의 부실함에 비해 극이 전반적으로 빠른 속도여서 지루할 틈이 없었던 것도 한몫 했다. 나중에 OTT 서비스 같은 곳에 뜨게 되면 다시 한번 음미해볼 생각이다ㅎㅎ


여담1. 성격은 조금 맘에 안 들지만 게토 너무 취향인 캐릭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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