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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유령 (2023)』

감상/영화

by mizu-umi 2023. 2. 1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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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작과 비교하면서 쓴 리뷰라서, 스포일러 있음

 

개봉하기 전에 포스터와 간단한 소개만 보고서 '설마?'했는데, 영화 바람의 소리(풍성)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라는 말을 듣고 개봉하기만을 기다렸다. 바람의 소리는 내가 좋아하는 홍콩 배우 이빙빙이 주연으로 나왔던 영화로, 개인적으로 정말 재밌게 봤던 작품이기 때문이다. 언제 봐야 하나 벼르고 있다가 생각보다 개봉 후 평이 좋지 않아서 고민이 되었는데, 이하늬 배우가 파격적인 인물(?)을 연기한다는 소식을 듣고 더는 미룰 수 없었다. 그렇게 2023년 첫 영화관 나들이로 유령을 보았다.

 


 

바람의 소리 스틸 컷

 

원작인 바람의 소리는 영화 초반부터 스파이를 잡아내기 위한 심리전이 계속 된다. '유령'을 찾아내기 위해 진행되는 신문과 서로를 의심하는 인물들의 긴장감이 보는 사람의 심장도 쫄깃하게 만든다. 후반부의 반전 또한 묘미였는데 어떤 반전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상당히 놀랐던 기억이 난다. 큰 액션 없는 추리극이지만 보는 사람을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굉장한 영화였다. (배우 이빙빙의 연기도 한몫했고 ㅎㅎ)

 

 

리메이크 버전은 심리전보다는 액션에 치중이 되어 있었다. 처음부터 유령이 누군지를 다 알려준 채로 시작하는 점이 원작과 달랐는데, 전체적인 틀만 가져와서 전혀 다르게 바꾼 영화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연기 잘 하는 배우들 데려다가 찍는 영화니까 원작 같은 심리전을 기대했는데 싸우는 장면만 많이 나와서 아쉬웠다. 133분 러닝타임 중 30~40% 정도는 액션씬인 것 같은데 액션을 기대하고 보러 간 영화가 아니라서 그런지 후반부로 갈수록 피곤해졌다.

 

물론, 좋았던 부분도 있었다. 인물이 입체적으로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는데, 특히 박차경의 설정이 흥미로웠다. SNS에서 '이하늬가 동성애자 연기를 한다'는 말을 듣고 큰 관심이 생겼는데, 2016년에 돌아와요 아저씨에서 한홍난 송이연을 좋아했던 나로써는 너무나도 반가운 소식이었다(!) 어떻게 묘사되었길래 열광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싶었는데, 직접 보고 나니 생각 이상으로 세련되게 묘사해서 매우 마음에 들었다.

 

 

비를 맞으며 눈빛을 주고 받고, 담배를 나눠피는. 어딘가 많이 본 것 같은 장면들이었지만 그걸 한국 영화에서, 그것도 두 명의 톱 여자배우가 연기하고 있단 사실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판타지 같지만 나름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점도 좋았다. 원작에서는 강옥 역할의 배우가 끝내 희생을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리메이트 버전에서는 끝까지 살아 남아서 다행이었다. 역사가 비극이라고 해서 영화도 비극으로 끝내기보다 유쾌하게 마무리 지으려고 노력한 것 같았다.

 


 

다음이나 네이버나 영화 평점은 거의 테러에 가까운 수준인데 만듦새가 아주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전혀 못 만들었다고 할 수도 없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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