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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다큐시리즈 『우리 어머니의 죄』

감상/시리즈

by mizu-umi 2023. 4. 20.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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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에 봄

 

다큐 시리즈에 꽂힌 요즘. 연달아서 보게 된 또 다른 시리즈인 '우리 어머니의 죄'. 언제 벌어진 사건인지 전혀 모른 채로 봤는데 자료 영상이 비교적 최신이어서 설마 최근에 있었던 일인가 하고 쭉 봤더니 역시나. 굉장히 최근에 벌어진 사건이고 현재 진행형이기까지 하다. 2019년에서 2021년 사이, 미국을 여러모로 들썩 거리게 했던 이른바 "타일리 라이언과 JJ 밸로 살인사건"을 심층적으로 파헤친다.

 

나는 신이다 못지않게 종교와 밀접하게 얽혀있는 사건으로, 자신들의 믿음에 갇혀버린 나머지 자녀들을 죽음으로 몰아세운 어머니의 이야기다. 다큐멘터리인 만큼 실황 영상이나 실제 목소리들이 자주 나오는데 이게 근시일에 일어난 일이란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충격적이었다.

 

나는 신이다가 여성과 약자에 대한 착취를 노골적으로 보여주면서 사람들을 동요하게 했다면, 이 작품은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말을 하고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 또 공권력이 판단력을 잃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중간중간에 들려주는 로리 밸로의 육성에서 어떠한 망설임도 느껴지지 않아서 마치 상상 속의 이야기를 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얼마 전에 내가 구독하고 있는 모교수님 유튜브에 종교와 관련된 영상이 올라왔다. 교수님은 그 유명한(?) 리처드 도킨슨에게 종교를 박멸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찬동하지 않는다고 반박하셨다면서 종교에는 분명히 순기능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댓글에는 교수님의 말씀에 긍정적인 의견이 있는 반면, 교수님의 의견에 반발하는 댓글도 있었다. 그중 하나가 '종교는 사회의 해악이니 없어져야 한다'는 말이었다.

 

나는 신이다나 우리 어머니의 죄 같은 다큐멘터리를 보다 보면 그 사람의 분노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앞서 내가 올렸던 일련의 다큐시리즈에서도 알 수 있듯, '종교'라는 이름이 붙지 않았을 뿐 우리 모두 무언가를 믿고 있다. 그리고 그 믿음이 옳지 않은 방향으로 빠져드는 순간,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에게 불행이 싹트기 시작한다. 요는, 비단 종교의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종교는 그저 믿음의 집합체이자 커뮤니티일 뿐. 문제의 시작은 종교이기보다 그 집합체를 만들어내는 잘못된 믿음이라고 생각한다.

 

로리 밸로 사건에도 잘못된 믿음이 있었다. 인간에게는 등급이 있고 악한 등급을 가진 인간은 제거해도 된다는. 매우 주관적인 판단 하에 매겨진 그 등급이 무고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처음엔 제목이 많이 아쉬었다. 제목만 보면 이 모든 일의 책임이 로리 밸로에게만 전가되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영화에서 중심이 되는 증언을 하는 사람이 아들 콜비인만큼, 직설적으로 'Sins'라고 지음으로써 오히려 그런 어머니의 죄를 용서하고 싶다는 마음이 반증되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무튼, 누군가의 잘못된 믿음에 희생된 타일리와 JJ, 그리고 찰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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