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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인도 TV 시리즈『클래스 (Class, 2023)』

감상/시리즈

by mizu-umi 2023. 2. 1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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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 있음

 

작년에 넷플릭스에 RRR이 공개되면서 인도 컨텐츠 붐이 일기 시작하더니, 넷플릭스에 소개되는 인도 영화나 시리즈가 많아져서 요새는 한국 작품보다 더 챙겨보고 있다. 이제는 넷플릭스 계정을 들어가보면 메인에 인도 작품 추천이 대부분일 정도다.

 

클래스는 넷플릭스 스페인에서 제작한 드라마 [엘리트들]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하위 카스트 출신인 세 친구 디라즈, 발리, 사바가 부자들만 다닐 수 있는 학교인 햄프턴 국제 학교에 진학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시리즈다.

 

인도 컨텐츠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가 있다보니 재밌을 거라고 생각하고 보기 시작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1화를 보고난 이후로 대체 이게 어떻게 끝날지 궁금해서 다음 화를 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기존에 보기 시작한 시리즈가 있었지만 그걸 제쳐두고, 새벽에 마지막화까지 정주행해버렸다.

 

스토리가 있어서 인물이 있기보다, 인물이 있기에 이런 스토리가 만들어진 것 같은 점이 좋았다. 그만큼 주조연이 각자의 욕망에 충실했고 그에 따른 인과응보를 받는다. 클래스라는 제목처럼 전면적으로는 '계급'이나 '차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마냥 착할 것 같은 인물들도 궁지에 몰릴 때는 그릇된 선택을 하는 모습을 통해 '절대적인 선함'은 없음을 보여주는 점도 좋았다. 이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인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기억에 남는 인물 위주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수하니

 

가장 먼저, 이 극의 가장 피해자인 수하니 아후자. 남아선호사상인 집에서 까만 피부를 가진 여자아이로 태어나 조신하기만을 바라는 부모님에게 반항하며 살다가, 믿었던 사람들에게 줄곧 배신만 당하고 결국 살해 당한다. 수하니를 보면 정말 복잡한 감정이 드는데, 이렇게까지 불행하게 죽어야만 했을까 싶을 정도로 스스로가 저지른 잘못보다 더 큰 벌을 받은 것만 같았다.

 

사바
발리 / 사바 / 디라즈

 

그 다음으로는 사바. 극 중 가장 선한 인물로, 착실하고 똑똑하며 자기 자신에 대한 자긍심까지 가지고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 처음에 다른 학생들과 달리 바지를 입고 나왔길래 왜인가 싶었는데, 무슬림이다보니 얼굴과 목, 손을 제외한 피부가 드러나면 안되니까 바지를 입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아차 싶었다. 어떻게 허락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가족이 절대 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히잡을 풀고 머리를 땋고 다니는 모습은 귀여웠다. 이야기의 주인공이 디라즈라서 그런지, 햄프턴 골드를 받지 못한 이후로 어떻게 되었는지 전혀 나오지 않아서 굉장히 아쉬웠다.

 

중간에 발리

 

주인공인 디라즈는 형 니라즈와 수하니가 엮이면서 존재감이 점점 옅어졌다. 디루(디라즈의 별명)보다 훨씬 인상 깊었던 건 발리인데, 저질이긴 하지만 늘 스스로에 대한 확신과 자신으로 가득한 점이 좋았다. 욕망에 가장 충실하면서 원하는 걸 손에 넣은 인물은 발리라고 생각한다.

 

드루브 / 파루크 (사바의 오빠)

 

그리고 처음 보자마자 설마(!)했다가 유레카를 외쳤던 드루브와 파루크. 신분과 성별을 뛰어넘은 사랑이었지만 결국 맺어지지 못하는 모습에 가슴이 아팠다🥺

 


 

원작은 전혀 보지 않아서, 사바 캐릭터(팔레스타인 출신)가 팔레스타인 근처에 있는 인도에서 제작된 작품이라 만들어진 캐릭터인 줄 알았는데, 인도 시리즈 다 보고 엘리트들 시즌 1 1화를 틀어보니 똑같이 팔레스타인 출신이고 공부를 잘 하는 '나디야'가 나오고 있었다.

 

가장 아쉬운 점은, 카스트 제도를 가지고 차별에 대해서 말하기는 하지만 이럴법한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기생충 결말과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가난과 차별이 하나의 소재로만 작용하고 있었다. 오락성과 유흥성이 짙은 성인 컨텐츠다보니 불가피한 부분이지만, 적어도 어떤 소재를 가지고 와서 다룬다면 무의미하게 소비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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