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입문서나 대학 수업에서는 대부분 고대에서 근대(대략 19세기)까지의 철학자들을 중심으로 다룬다. 이후 철학자들의 생각을 들여다보려면 해당 철학자만을 다룬 책들을 찾아 읽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아주 친절하게도 19~20세기에 활동했던 철학자들을 중심으로 하는 책이 나왔다니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저자가 서두에서 밝힌 것처럼 '철학자'로 분류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시대에 큰 영향을 끼친 학자들도 많이 다룬다. 개인적으로 동학의 최제우가 목차에 있는 게 굉장히 인상 깊었다. 많이 접하는 '철학'은 아무래도 서양철학이다 보니 동양 철학은 최제우와 최한기에서 그친 게 다소 아쉬웠다.
현대철학에는 공통된 키워드가 있다. 대부분 철학자가 '개인' 혹은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점이다. 철학자들은 '개인'에서 시작하여 '사회'로 자신의 고민과 철학을 확장하거나 그 반대로 좁히는 등의 방식으로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며 무엇이 사람됨인지에 관해 이야기한다. 현대에 있어 '개인'과 '사회'가 얼마나 중요한지 또 얼마나 서로 얽혀있는지 새삼 실감하게 된다.
책을 읽다 보면 두 차례나 있었던 '세계대전'이 서양 현대 철학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도 알 수 있다. 현대 철학을 조금 더 깊이 알고 싶다면 세계대전을 세밀하게 공부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한 인물의 철학에 대해 소개하고 나면 한 구석에 그 인물이 설파하고자 했던 정신에 대해서 지금의 우리가 생각해볼 만한 거리를 던지는 부분이 있다. 각 장이 아우르는 주제에 맞게 소제목도 조금씩 다른데, 철학자에 대한 '앎'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읽는 이로 하여금 철학을 실천할 수 있게 해서 좋았다.
다만 개인적인 아쉬움은, 중간중간에 사용된 이미지의 출처가 명시되어 있지 않고, 예술 작품의 경우 어떤 작품인지 표기되어 있지 않으며 해당 철학자들에 대해서 더 알고 싶다면 참고할만한 책 목록이 나와 있지 않은 점이다. 이런 아쉬움을 뒤로 하고, 여러모로 잘 읽히고 생각할 질문들을 끊임없이 던지는 책이었다.
* 서평 이벤트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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