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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사 마첼라리『쿠사마 야요이』

감상/도서

by mizu-umi 2023. 3. 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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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엘리사 마첼라리는 서문에서, 쿠사마를 접하고 그의 삶에 대해 알아갈수록 이 책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한다. 그만큼 본 만화에는 예술가로서의 쿠사마를 바라보는 마첼라리의 시선이 잘 그려져 있다. 120여페이지 밖에 안되는 책이지만 쿠사마 야요이라는 예술가의 삶을 짧고 굵게 접할 수 있었다.

 

본문 중 쿠사마의 삶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1950년대에 조지아 오키프의 도록을 발견하고 그의 작품과 삶에 감명을 받은 나머지 미국에 있는 오키프에게 직접 자신의 작품과 편지를 보낼 생각을 했다는 점이다.

 

예술가와 그의 작품들은 어느날 갑자기 뜨지 않는다. 빈센츠 반 고흐도 동생 테오의 아내가 발품을 팔지 않았더라면 잊혀질 예술가였을 것이고, 살롱전에서 낙오되었던 화가들이 그 작품으로 낙선전을 열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우리는 인상주의라는 예술사조를 몰랐을 것이다. 그만큼 예술가들에게는 요즘 말로 자기PR이 필수여왔다.

 

쿠사마도 그런 수순을 밟아 당대 최고의 여성 화가 중 한 사람이었던 조지아 오키프에게 편지를 보냈고, 결과적으로 그게 지금의 '쿠사마 야요이'가 있게 만드는 첫 발걸음이 되었다. [자기PR은 쿠사마 야요이처럼!]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떠오를 만큼 굉장한 행보였다.

 

하지만, 그런 행보와 별개로 정정신질환이 갈수록 심해지는 바람에 10여년을 잊혀졌던 예술가이기에, 그가 현대 예술사에 영향을 끼친 것보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화가란 점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폭력을 대물림 받은 나머지 정신질환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자신이 겪은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키려고 노력한 쿠사마 야요이가 앞으로 그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 원하는 만큼 작품을 만들고 즐겁게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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