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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삼진그룹 영어토익반』

감상/영화

by mizu-umi 2021. 3. 1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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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하기 전부터 SNS 타임라인을 핫하게 달구던 삼토반은 개봉하게 되면 꼭 엄마와 할머니를 모시고 극장에서 보고 싶었던 영화였다. 작년 10월 말부터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아 져서 날짜를 보류하게 되었는데 그 새에 결국 극장에서의 상영이 끝나버렸다. 영화 VOD 판매가 개시되었다는 소식에 나중에 VOD라도 구매해서 봐야겠다고 생각했던 찰나 넷플릭스에 삼토반이 공개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솔직히 여성 주연 영화고 유명한 남자 배우라고 해봤자 토익반 선생님인 타일러(;;)가 다인 작품이라 손익분기점 못 넘으면 어떡하나 걱정이 많았다. 비록 아슬아슬하기는 했으나 무사히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당당하게 OTT 서비스로 넘어왔다는 사실이 기쁘다. 90년대를 무대로 하는 영화라서 그런지 과거를 회상해보고 싶었던 사람들이 많았나 싶을 정도다.

 

 

 

 

짝꿍과 둘이서 볼 예정이었으나 마침 짝꿍 어머님이 집에 계셔서 노트북을 모니터에 연결하고 셋이서 나란히 앉아 영화를 시청했다. 영화 초반에 삼진 그룹 여직원들이 커피를 타는 모습을 보며 어머님께서 '나도 한때 저런 옷 입고 일했지'라거나 페놀 유출 사건이 발생하는 시점에서 '아 페놀 사건 이야기구나'라고 말씀하시는 걸 들으면서 역시 어머님과 함께 보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엄마와 같이 보고 싶었던 이유도 나보다 90년대를 더 잘 아는 사람이여서였다.

 


 

 

 

 

늘 그렇듯 사전 정보라곤 누가 출연하고 어떤 사건을 모티브로 하는지 정도만 가지고 있어서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 예측할 수 없었다.

극 중에 그려지는 20세기 말의 한국은 낯선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지금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지금은 동남아나 가야 구경할 수 있는 헤어스타일과 일본에선 여전한 사무실 풍경, 그리고 TV만 한 컴퓨터 모니터 등등, 나보다 10살 정도 어린 세대들이 보면 정말 이런 세상이 있었다는 게 믿길까 싶다. 물론 영화가 단순히 90년대에 대한 향수가 아니라 함께 위기를 헤쳐나가는 사람들에게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보니 노골적으로 [이것이 90년대다!]하고 보여주진 않는다. 오히려 영화 속 풍경들이 지금보다 더 세련되어 보였고 노골적이지 않다 보니 과한 추억팔이로 보이지 않았다. 감독과 여러 스태프들이 90년대의 모습을 영화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려고 노력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만약 8090 열풍을 불러온 응답 하라 시리즈와 비슷한 시기에 이 영화가 개봉했더라면 어땠을까? 어쩌면 지금보다 더 인기를 끌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삼토반이 2016년을 거쳐온 한국이기에 나올 수 있었던 영화라는 점을 무시할 수 없지만 말이다.

 

 

 

 

여성이 주연이고 이야기의 중심이 되어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참 좋았고 그들을 무시하던 사람들조차도-비록 그 중간의 서사를 좀 더 섬세하게 다뤘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회사, 아니 더 나아가 한국을 지키기 위해 연대해서 위기를 헤쳐나가는 모습이 좋았다. 중간중간 코믹하거나 스릴 넘치는 장면도 있어서 전개가 늘어지지 않았던 점도 한몫한다.

 

한편, 앞부분 전개에 시간을 너무 많이 투자해서 결말이 어영부영해진 게 아쉽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고졸 사원들이 회사 사람들을 설득하는 장면도 한컷이라도 들어갔으면 더 좋지 않았을지. 

 

써니 이후로 이렇다 하게 히트를 친 작품이 없었던 찰나 이렇게 여자배우들이 우르르 나와서 함께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손익분기점까지 넘을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 이를 출발점으로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는 더 다양한 이야기들이 인디 영화관을 벗어나 더 큰 영화관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보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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