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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시카고 CHICAGO』(20210402, 디큐브 아트센터)

감상/공연

by mizu-umi 2021. 5. 11.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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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카고를 처음 본 건 2016년의 일이다. 무슨 바람이 불어서 보러 갔는지는 기억 나지 않지만 아빠와 함께 보러갔던 건 기억난다. 첫 공연을 보고 너무 반해 버려서 큰언니를 꼬셔서 (?) 한번 더 보러갔다. 작곡과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뮤지컬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언니인데 시카고는 좋아했다. 이후로 내 최애 작품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런 시카고가 지난 2018년 시즌 이후 2년 만에 다시 컴백하면서 캐스팅을 발표했는데 무려 록시 중에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배우가 있는게 아닌가! 2020년 렌트 이후로 8개월간 아무 작품도 하지 않고 있던 내 배우님(?)이 내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작품으로 복귀한다는 사실이 감격스러웠다. 무엇보다, 종종 SNS에 올리던 발레 레슨이나 필라테스를 하던 모습이 단순한 자기 관리가 아니었다는 사실에 감동했다.

 

다만, 1차 티케팅이 끝나고 한참 후까지 나는 여전히 언제까지 한국에 남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함에 티켓을 예매하지 못했다. 한참 고민하다가 다행히도 한국 공연 21주년 시카고의 첫 막을 여는 록시를 배우님이 맡게 되어서 이거 하나라도 보고 가자는 마음으로 예매했다.

 

디큐브 엘리베이터 위의 사진

 

그렇게 대망의 4월 2일! 복직과 동시에 시카고가 개막하여 그 날은 퇴근하고 신도림에서 짝꿍을 만나 저녁을 먹었다. 대참사가 하나 벌어졌는데, 공연 전에 먹으려던 떡볶이 사진을 찍다가 폰을 빠트린 것이다...^.ㅜ 바로 수습했는데 상황이 너무 웃겨서 떡볶이 먹는 내내 그 얘기로 웃음 꽃이 피었다.

 

배를 든든히 채운 후에는 설레는 가슴을 안고 공연장으로 향했다. 원래는 나 혼자 보려던 것을 짝꿍도 내가 볼 수 있게 된다면 같이 보고 싶다 해서 추가로 예매했다보니 같이 앉지는 못했다. 내 자리는 무대가 한 눈에 들어오는 12열 중앙! 나에게는 배우가 누구건 간에 이 작품만큼은 절대 실망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따라서, 그냥 그 자리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했다.

 

그날 캐스팅

 

막이 오르고 All That Jazz의 선율과 벨마 켈리(최정원)가 등장하는 순간, 가슴이 터질 것만 같고 눈시울이 빨개졌다. 시카고 뿐 아니라 공연을 보면서 종종 Overture나 Prologue만으로 가슴이 벅차서 눈물 짓곤 했는데 그 날이 딱 그랬다. 내가 이 자리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하고 벅차고 기쁘고...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들로 가득했다.

 

레플리카 공연인 만큼 연출은 2016년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는데 유일하게 다른 게 있었다면 역시 록시 였다!

 

내가 작년 렌트를 보고 반해버린 민경아 배우님의 록시!

(그렇다, 위에서 계속 얘기하던 그 배우님이 바로 민경아 배우님이다)

 

유튜브에 올라온 티저 영상과 후에 공개된 연습실 영상만 보고도 기대만발이었는데 본공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록시를 처음 맡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완성되어 있었다. '벨마 켈리 하면 최정원이고 록시 하면 아이비'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아이비 배우님의 록시가 진리였던 나였지만, 이 날 공연을 보고 민경아 배우님의 록시에 반해버렸다. 자기 중심적이고 머리가 텅텅 비어 보이지만(?) 생각보다 치밀한 계획으로 화려한 인생 역전을 꿈꾸는 록시를 배우님 본인만의 느낌을 잘 살려 연기해보였다.

 

ㅎㅎㅎ

 

춤이 무기인 배우님이 아니다보니 조금 걱정이었던 춤도 생각보다 좋았다. 이 공연을 위해 얼마나 칼을 갈고 계셨을지 또 얼마나 피땀눈물을 흘리셨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였다ㅜㅜ

 

최정원 배우님==벨마켈리 이기 때문에 코멘트조차 할 수 없다... 솔직히 시카고는 민경아 배우님이 없었어도 꼭 보러 갔을 작품이었다.

 

 

2016년에도 그랬듯, 공연이 끝나면 라이브 밴드가 마지막까지 연주를 해줄 것 같아서 일부러 일어나지 않고 앉아서 기다렸다 ㅎㅎ 아니나 다를까 항례처럼 밴드의 연주가 이어졌고, 극장을 빠져나가려던 사람들도 자리에 멈춰 서서 연주를 듣다가 박수를 보냈다.

 

유일하게 아쉬웠던 점은, 후에 지적받은 담배 연출. 연기만 나는 담배라고는 하지만 18열에 있는 짝꿍에게도 냄새가 전해졌을 정도로 담배 냄새가 진했어서;; 사전 공지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런건 미리 말해줬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_-

 

짝꿍은 이번 21주년 시카고가 첫 시카고인데 정말 재밌게 봤다고 했다 ㅎㅎ 민경아 배우님이 인터뷰 중에 하신 말씀처럼, 이게 바로 뮤지컬이지! 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이미 매진도 여러번 난 공연이지만(ㅋㅋ) 더 많은 분들이 봐주셨음 좋겠다 ㅎㅎ


  • 내일(5/12) 한달 만에 보러간다ㅎㅎㅎ 보러 가기 전에 남기는 첫공 후기! 앞으로 몇번 더 볼 예정이라 좀 더 자세한 후기는 그때 남기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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