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오버 더 문(Over The Moon, 2020)』

 

늘 그렇듯 성우진에 동양인 배우들이 캐스팅되었다는 것 외에는 사전정보 없이 시청했던 영화. 아동용 애니메이션의 단골 소재인 사별과 재혼, 그리고 성장에 대한 이야기로 화려한 CG와 POP한 음악이 돋보이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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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시나리오조차 모르고 봤기 때문에 초반에는 이야기를 파악하는 것에 시간을 투자했다. 포스터만 봐서는 엄청난 판타지 애니메이션 같은데 평범한 이야기(?)가 나열되고 있어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상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페이페이가 우주선을 만들기 시작하는 모습에 설마 정말 우주로 날아가는 장면이 나오는 건가 싶었다.

 

페이페이가 자기부상열차 노선에 우주선을 태우기 전까지만 해도 저 우주선이 진짜 하늘로 날아가는 게 아니라 누군가가 마법을 부려서 페이페이를 달로 데려갈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모든 예상을 뒤로 하고 페이페이는 본인이 만든 우주선을 타고 하늘로 날아갔다. 영화 마지막에는 꿈에서 깨는 게 아닐까 싶었는데 이것도 예측이 엇나갔다. 페이페이가 겪은 일은 실제로 페이페이에게 벌어진 일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냥 보면 될 것을 왜 그렇게 이야기를 추측하고 내 멋대로 보려했나 싶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하나 없는 애니메이션에 나 혼자 매우 복잡했었다😂 너무 삐뚤어진 어른으로 자라난 것 같다 흑흑

 

 

항아가 등장하는 장면은 너무 웃겨서 빵터졌다. 누구 말마따나 굉장히 케이팝스러운 연출이었다. 무조건 동양적인 무언가를 보여주기 보다는 (솔직히 말해서 '동양적인걸' 보여주려고 하다보면 되려 오리엔탈리즘스러우니까) 나름 지금의 트렌드에 맞춘 장면이라고 생각했다. 포스터만 보고는 얼굴이 크게 그려진 여자가 악당인가 싶었는데 알고보니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었을 줄이야. 물론, 극 중에서 하는 행동을 보면 준빌런(?)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엔딩 크레딧에 'In Loving Memory of Audrey Wells'라고 나와서 오드리 웰스에 대해 검색해봤다. 오버더문의 시나리오를 쓴 작가로 안타깝게도 2018년 암으로 사망했다. 엄마와의 사별을 겪은 아이가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를 쓴 작가 본인이 이야기 속 엄마처럼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니. 작가의 가족들이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어떤 기분에 잠겼을 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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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다보고 나서 짝꿍 품에 안겨 한참을 울었다. 6년 전에 하늘로 간 작은 언니가 생각나서였다. 즐거운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지만 마음은 무거웠다. 현실에는 판타지가 없으니까. 그렇게 울다가 마음이 진정되고나니 내 옆에 짝꿍이 있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지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보여줄 수 없는 건 늘 가슴 아픈 사실이다. 하지만 나를 이렇게 사랑해주는 또 다른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은 또 나를 위로한다. 엄마를 떠나보낸 페이페이가 자신을 구하기 위해 열심이었던 친을 동생으로 받아들이고 새엄마와 아빠 사이에 앉게되는 것처럼 나 또한 짝꿍으로 인해 더 강해지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어른아이할 것 없이 상처는 서로에 대한 이해와 사랑으로 치유할 수 있다. 이제 막 시작한 2021년, 페이페이와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이 많을텐데 그들 모두에게 또 다른 이해와 사랑이 찾아오기를, 그리고 모두에게 더 안전한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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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렌트를 매우 사랑해서 그런지 오버더문이란 말을 들으면 렌트에서 모린(이디나 멘젤)이 부르던 오버더문이 먼저 떠오른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도 여전히 내 머리 속에 재생되는 노래는 Only thing to do is jump over the moon이라는 아이러니^^; 

 

넷플릭스 영화 ▼

영화 『윤희에게 (2019)』

영화 『반쪽의 이야기 (넷플릭스)』

영화 『너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 (넷플릭스)』

영화 『배드 맘스 크리스마스 (A BAD MOMS CHRISTMAS』

영화 『클라우스 (Klaus, 2019)』

영화 『더 프롬(The Prom,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