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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바드르『생각은 어떻게 행동이 되는가』

감상/도서

by mizu-umi 2022. 2. 18.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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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인 과학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유독 더 흥미를 갖고 있는 것이 ‘뇌과학’이다. 인간의 몸 속에서 가장 미지의 영역이며 아직도 밝혀내야하는 게 많은 장기라 알면 알수록 더 알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이번 책도 그런 이유에서 읽기 시작했고 끝까지 흥미를 잃지 않을 수 있었다.

 

기존의 비문학 서적에 빠지지 않는 서문이나 머리말 하나 없이 시작하는 본 책은 총 10장 중 9장에 걸쳐 인지조절과 작업 수행(행동)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1장에서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서 이야기할 ‘인지’란 무엇이며 또 그것을 조절함으로 인해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는 지를 인지조절에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통해 설명한다. 인지조절에 장애가 온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을 제어하고 조절하기 어려워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해야 하는 행동을 모르는 건 아니기에, 해야할 일을 안다고 해서 모든 것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게 핵심이었다.

 

2장에서는 인류의 인지조절이라는 능력이 언제부터 생겨났는지에 대해 학자들이 발견해낸 자료를 기반으로 진화인류학적 관점에서 설명한다. 인간이 미래를 계획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장류나 원숭이, 혹은 동물들과 차별화될 수 있다고 말한다.

 

3장에서는 운전 중 문자 메세지가 오거나 SNS 알림이 오면 그걸 확인하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한 작업을 진행 중일 때 다른 작업이 방해를 할 경우, 현재 하고 있는 작업에 대한 맥락을 유지하기 위해서 업데이트를 해야한다고 말한다. 

 

4장에서는 우리가 어떤 태스크(작업)를 수행할 때 뇌에서 어떻게 위계 질서를 정리하고 수행해나가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는 우리의 뇌는 어떤 작업을 수행할 때 우선 전체 목표를 설정한 다음 그 목표의 하위에 속하는 자잘한 목표들을 수행해나가는 과정에 위계적 규칙을 세우며 그것을 적용해나간다고 말한다.

 

5장에서는 인간이 왜 멀티태스킹을 할 수 없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종종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특정 분야에서만 슈퍼태스커일 가능성이 있으며 그 외의 분야에서는 멀티태스킹을 수행할 수 없을 것이지만 작가 유진 오닐이 했던 것처럼, 특정 태스크를 할때는 분위기나 환경을 바꾸어 간다면 충분히 한 번에 두가지 이상의 일을 수행할 수는 있다고 말한다. 

 

6장에서는 인간이 정지와 억제를 해야하는 상황에서 뇌가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 설명하며 정지도 억제의 한 요소일 수 있지만 모든 정지는 억제에 의한 것이 아니며 우리가 억제하려고 하는 모든 행동이 실제로 억제가 아닐 수도 있다고 말한다.

 

7장에서는 인지조절이 단순히 행동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동기부여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 설명한다. 우리 뇌가 우리에게 더 이득이 생기는(비용이 발생하는) 방향으로 행동을 조절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8장에서는 우리의 뇌가 어떻게 기억하고 그것을 출력해내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효과적으로 기억하기 위해서는 해당 정보가 ‘중요’할 필요가 있으며 그 기억을 유지하고 인출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9장에서는 인지조절이 어떻게 발달하며 또 쇠퇴하는지를 생애주기를 기반으로 설명한다. 유년기부터 노년기까지 인지조절은 꾸준히 변화를 겪으며 노년기에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수행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인지조절에 변화가 생긴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10장에서는 우리가 왜 인지조절에 대해 알아야 하는지에 대한 저자의 목소리가 담겨있다. 책에서 다룬 개인의 인지조절과 관련된 키워드들(안정성, 유연성, 억제, 조절 등등) 이 단순히 개인의 단위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단위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지금껏 내가 무심코 하는 행동들에 특별한 메커니즘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첫장부터 새로운 사실을 새삼 깨달은 것만 같았다. 무슨 행동이든 깊게 생각할 것 없이 반사적으로 당연하게 수행해왔기 때문이다. 일련의 수행 과정에 대해서 뇌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이렇게 세세하게 살펴보고 나니 경이로움의 연속이었다.

 

이런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인공지능의 성능이 날로 좋아져가는 요즘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이 인간의 뇌를 따라잡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에 힘이 실린다. 인간이 무조건 최고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지만 분명 특별한 생물이라는 점에는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가 없다.

 

책에 소개된 용어들이나 표현들이 과학 분야를 자주 접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해하기 조금 어려울 수도 있다는 단점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흥미로운 주제였기 때문에 푹 빠져서 읽을 수 있었다. 저자가 마지막 장에서 말한 것처럼, 인지조절의 메커니즘처럼 개인의 단위에서 시작해 사회적 단위에서 함께 노력한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으로 조금씩 나아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 서평 이벤트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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