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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불공정사회』

감상/도서

by mizu-umi 2021. 9. 2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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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서평을 하기 위해 읽은 책 중 그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기 가장 조심스럽다. 내용은 충분히 많은 생각이 들게 했지만 각 장마다 정치적인 사건을 연관지어 다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정치적인 이야기를 다루는 것에 많이 민감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장바구니에서 삭제하기를 추천한다.

읽으면서 앞선 질문의 끝 문단이 다음 질문의 시작으로 이어지는 구조라서 흥미로웠다. 그 이야기를 내가 책읽는 동안 옆에 있던 짝꿍에게 하니 '철학서가 다 그렇지 뭐 ㅎㅎ'라는 답이 돌아왔다. 하긴, 솔직히 말해서 저자가 한권의 책으로 압축시키기 위해 9가지로 질문을 압축했을 뿐이지 이것들을 시발점으로 떠올릴 수 있는 질문은 무수히 많다. 철학은 역시 정답 없는 질문을 끊임없이 사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9가지 질문을 따라가면서 공감을 하는 한편으로는 불편했다. 특히, 두번째와 세번째 질문에서 다뤄지는 엘리트주의가 유독 불편했다. 저자도 결국 연세대 출신에 독일에서 석박사를 마치고 돌아와 포스텍이나 TV에서 강연하는 사람이 아닌가. 엘리트주의를 비판하는 엘리트라니 이 무슨 아이러니인가 싶었다. 그 두 챕터에서는 그런 아이러니에 반발감과 불편함을 느꼈다.

우스운 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나도 그 엘리트주의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람이란 점이지만.

엘리트주의 때문에 책 읽다가 상념에 잠긴 내가 '결국 엘리트주의를 비판하는 엘리트지 않은가'라는 말을 던지니 짝꿍이 '근데 만약 흔히 말하는 지잡대 교수가 이런 얘길 했다면? 사람들이 들었을까?'라고 말했다. 정말, 불공정한 사회다. 씁쓸했다.

저자가 책 속에서 다루는 사건들을 잘 모르는 게 책을 읽는데 가장 큰 장벽이었다. 조국 사건이야 워낙 논란과 이슈를 불러와서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었지만 추미애 윤석열 사건이라던가 인국공 사건은 생소하게 다가왔다. 사건사고가 발생하면서 해당 이슈를 처음부터 관심을 가지고 팔로업하지 않았다보니 검색을 하면서 접하는 의견이나 책에서 다뤄진 내용들을 그대로 받아들여도 되나 싶었다. 결국, 사건에는 관심을 갖기를 포기하고 의견과 이론에만 귀를 귀울이기로 했다.

철학서의 핵심은 이걸 내가 얼만큼 받아들이느냐라고 생각한다. 저자가 던지는 질문과 그가 내린 답, 그리고 해법(?)이 궁금하다면 읽어보는 게 나쁘지 않을지도. 다만, 앞서 한번 언급한 것 처럼 정치적인 부분에 민감한 사람은 권하지 않는다.

추신. 처음에는 책 표지 디자인이 가짜뉴스나 신비주의를 다루는 듯한 인상을 주어서 읽어보기 조금 망설여졌다. 표지에 저자의 얼굴을 박아놓으니 참 펼쳐보기 어려웠다. 물론, 읽으면서 그런 생각은 사라졌다.

* 서평 이벤트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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