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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클라우스 (Klaus, 2019)』

감상/영화

by mizu-umi 2020. 12. 2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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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 有

 

2D지만 3D처럼 보이는 애니메이션이자 넷플릭스에서 처음으로 배급한 애니메이션 영화라는 이야기 이외에는 아는 게 전혀 없는 영화였다. 트위터에서 '크리스마스면 이 영화를 보세요'라는 글만 보고서 크리스마스에 짝꿍과 함께 볼 영화로 점 찍어뒀다. 그렇게 2020년 12월 25일이 찾아왔고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저녁을 먹은 후 영화를 볼 자리를 마련했다.

 

문제는, 나만 이 영화를 크리스마스 저녁에 보려던 게 아니었다는 사실이었다. 고화질로 매끄럽게 재생되어야 하는 영상이 뚝뚝 끊기더니 어느 순간 부터는 화질이 떨어졌다. 물론 화질 저하 덕분에 뚝뚝 끊기던 재생은 매끄러워졌지만 말이다^.ㅜ

 

앞서 말했듯 이야기에 대한 사전정보가 하나도 없는 영화였다. 크리스마스에 보면 좋다고 하니 크리스마스에 튼것이었고 영화가 시작되고 30분 동안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 지 예측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딱 30분이 지나고 난 이후에서야 깨달았다. 제목이 왜 Klaus이고 이게 왜 크리스마스를 위한 이야기인지.

 

참고로 나는 한국어 더빙으로 봤다. 애니메이션은 더빙으로 보는 게 더 좋아서다 ㅎ

 


 

스미어렌스버그(Smeerensburg)는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의 몬태규와 캐퓰릿처럼 크럼과 엘링보라는 두 가문이 오랜 시간 서로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동네다. 스칸디나비아반도, 그것도 북쪽에 위치해 1년 내내 눈으로 덮여있는 칙칙한 이 마을에 새로운 우편 배달부로 우체국 총재의 말성꾼 아들 재스퍼가 부임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버지에게 떠밀려 6000통이라는 편지배달을 완수해야 하는 임무에 묶여버린 재스퍼는 외딴 곳에 살고 있는 목수 클라우스가 자신이 만든 장난감을 아이들에게 배달하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것을 이용해 우편 장사(?)를 시작한다.

 

재스퍼의 선물배달은 어른들이 늘 다투니까 함께 놀지 못하던 아이들을 친구로 만들었고 더 나아가서 어른들의 우정으로까지 커져간다. 그렇게 못 죽여서 안달이던 크럼 집안 사람들과 엘링보집안 사람들의 사이가 조금씩 좁혀지고 더이상 마을에는 다툼이 없어진다. 물론 재스퍼가 클라우스의 장난감을 배달하기 시작한 이유는 순수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 또한 많은 것을 배웠고 결과적으로는 스미어렌스버그만이 아닌 재스퍼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일로 이어졌다.

 

 

산타클로스가 어떻게 생긴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은 무수히 많다. 그 중 대부분은 마법과 기적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하지만 영화 클라우스는 그 두 요소를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고 오로지 이야기만으로 마법같은 기적을 만들어나간다. 선한 행동이 또다른 선한 행동을 낳는다. 클라우스가 극 중 내내 하는 말로 아이들의 순수함과 어른들의 행동이 마을의 변화를 일구어내는 모습에 가슴이 따뜻해졌다. 

 

 

영화에서 또 다르게 맘에 들었던 부분은 사미족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우편 장사나 하려던 재스퍼의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게 사미족 아이인 마르구였다. 겨울왕국2를 본 사람들이라면 엘사와 안나의 엄마의 뿌리인 노덜드라인족을 기억할 것이다. 이 사미족이 바로 그 노덜드라인의 모티브가 되는 북유럽의 어보리진이다. 두 영화 모두 2019년 11월에 개봉했는데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면서도 북유럽의 토착 부족을 언급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니 참 흥미로웠다.

 


 

크리스마스하면 떠오르는 모든 키워드의 유래를 하나하나 재치있게 풀어가는 점도 이 영화의 묘미이다. 이해하면 이해할수록 곱씹을 수 있는 게 많아서 블로그에 리뷰를 남길 때는 웬만하면 길게 글을 쓰고 싶지 않음에도 벌써 많은 이야기를 해버리고 말았다. 화질 저하로 인해 애니메이터들이 공들인 영상을 십분 즐길 수 없었다는 사실은 상당히 아쉬웠다. 하지만 영화가 담고 있는 메세지가 너무 좋아서 그 자체만으로 행복해질 수 있었다.


 

1. 실제로 smeerenburg라는 지명이 있다. 이 지역이 눈이 덮여있다는 설정만 따오고 일부러 s를 하나 더 넣어서 스미어렌스버그로 지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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