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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Silla : 바실라 (20170527, 경주정동극장)』

과거의 흔적/후기

by mizu-umi 2020. 3. 6.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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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9

뮤지컬 Silla : 바실라 (경주)

연출 최성신

 

지난 5월 26일에서 28일 사이 경주여행을 다녀왔다. 유명한 유적지를 거닐기도 하고 우연찮은 기회에 대회에 참여해보기도 하고 여러모로 경주를 즐겼는데 그 어떤것보다도 나의 목적은 바로 이것! 뮤지컬 바실라였다. 인터넷에서 광고를 자주 하기도 했고 정동극장 작품이라는 사실에 -전작품인 적벽의 반응이 너무 좋았어서- 볼까말까 매우 고민하고 있던 찰나, 아부지의 여사친(? 고등학교동창)분이 무료숙박권이 있다며 그럼 같이 경주여행 가는 건 어떻냐고 권하셨고 이모와 함께 여행 겸 공연 보는 겸 경주를 가게 된 것이었다. 경주여행도 알찼지만 본공연이 있었기에 더욱 즐거운 2박 3일이었다.

 

쇼뮤지컬이나 드라마처럼 진행되는 뮤지컬은 자주 봐왔지만 퍼포먼스 뮤지컬은 아직 본적이 없는 내게 꽤나 신선한 충격이었다. 솔직히 일본의 다카라즈카를 오랫동안 좋아하면서 퍼포먼스 위주의 작품도 여럿 봤지만 이렇게 역동적이고 더 힘있는 작품은 처음. 뭣보다 대사가 없기에 더 무대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점이 강점. 앞자리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단체로 와서 봤는데 대사가 없고 오로지 춤과 무대연출, 소품 등으로만 이뤄진 작품이라 외국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야기는 워낙에 단순한 플롯이라 설명 생략. 인상 깊었던 건 마지막에 악당을 처단하는 인물이 여주인공이라는 점이었는데 쿠쉬나메가 그 옛날 페르시아에서 쓰인 작품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을 정도였다. 왕족이라 그런건가... 싶으면서도 왕족이어도 칼과 화살을 들고 싸우는 공주는 지금까지 없었지 않은가! 하는 생각에 새삼 감탄했다. 특히나 극 마지막에 왕관을 쓰고 나와서 왕좌에 앉는 모습이란... 여러모로 감동의 순간이었다.

 

조명을 정말 잘 활용한 극이기도 했다. 전체적인 이야기를 압축시킨 프롤로그가 진행되는 부분에서 역동적으로 조명을 쏘아 선과 악을 구분하고 무슨 이야기가 펼쳐질지 흥미를 돋군다. 이외에 소품 또한 매우 잘 활용. 프라랑(바실라의 공주)의 남편 아비틴(페르시아의 왕자)이 페르시아에 돌아와 다시 왕권을 회복하다가 사악한 마법사의 손아귀에 놀아나다가 죽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에서 백댄서분들에게 씌운 가면과 마법사 자하크의 손에 끼고 있는 레이저가 마치 백댄서들에게 실을 연결해 조종하는 듯한 보이고 백댄서들의 군무가 장난이 아니었던지라 그 장면은 보는 내내 환상적이었다. 조금 아쉬웠던 건 생각보다 왕자의 죽음이 너무 느리게 진행되었다는 거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미디어 아트도 엄청났는데 공연을 보기 전 만났던 동생이 미디어 아트를 복수전공하고 싶은 아이였고 끝나자마자 바로 추천했다. 마침 근처에 살고 있어서 본인도 보러가고 싶은 마음이 생긴듯..! 생중계나 영상으로만 본 사람들은 내가 느꼈던 현장감을 모를테니, 꼭 올해 안에 경주계획을 기획해서 바실라를 봤으면 좋겠다.

 

경주까지 가서 무슨 공연을 보냐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만큼의 가치가 있었다. 화려했고 애틋했으며 용기있고 아름다운 작품. 아쉬운 점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런 아쉬운 점도 대사 하나 없는 가운데에서 표정과 몸짓만으로 모든 걸 표현해냈던 배우들의 노력과 이런 무대를 만들기 위해 수고했을 스탭들을 생각하면 아쉬울 것도 없다 생각한다.

자하크, 쿠쉬 

자하크의 수하 고양이들 (둘다 넘 예쁘고 잘한다;;)

 

포토타임 때 찍은 사진들인데 솔직히 앞에 사람들이 계속 밀치지만 않았더라면 좀 더 찍었을수도 있었을 것을... 계속 뒤에 있는 사람 의식 안하고 밀쳐서 너무 짜증났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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